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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11월호 - 넬, 어떻게 생각해? hair by 위드뷰티살롱 효정실장
[등록 : 관리자]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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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보냈던, 마음 먹먹해지고 힐링하던 시간이 꽤 길어서. 7집 앨범과 함께 돌아온 넬과 나눈, 사랑에 관한 넓고 또 좁은 이야기.

(재경)톱, 팬츠 병문서. 브레이슬릿 앰스웨그.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원)셔츠 앤더슨벨. 팬츠 참스. 슈즈 포츠 1961. (종완)셔츠 브로큰맨션. 코트 커스텀 멜로우. 팬츠 앤더슨벨. 슈즈 유니페어. (정훈)터틀넥, 셔츠, 팬츠, 슈즈 모두 YMC. (소파)모벨카펜터 

데뷔 17년 만에 ‘스페이스 보헤미안’ 레이블이라는 독립 스튜디오를 차렸어요. 
김종완(이하 ‘종완’) 마음이 되게 편해진 것 같아요. 예전엔 렌털 스튜디오를 이용했는데 이제는 우리의 보금자리가 생긴 거잖아요. 밤을 새우든 몇 주 동안 나가지 않든 상관없어요. 그래서 음악 하는 데 심리적으로 편해졌죠. 최근 발매한 는 이 스튜디오에서 처음 나온 앨범이고요. 
이재경(이하 ‘재경’) 어렸을 때부터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말도 안 되는 장소를 빌려 음악을 했었는데, 우리가 점점 성장해 독립 스튜디오까지 만들었다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게 불현듯 뿌듯하더라고요.


‘넬’ 하면 우울, 몽환, 쓸쓸함, 어둠 같은 짙은 단어가 같이 떠올라요. 사람들이 어떤 감정으로 들었으면 좋겠나요?
종완 음악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큐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들어줬으면’ 하는 건 없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 들리길 바라죠.
재경 종완이가 외국에서 살다 와 영어 가사도 종종 써요. 하지만 따로 의미를 말해주진 않아요.해석을 할 순 있지만 감정이 왜곡될 수도 있으니까요. 자기는 가사를 이렇게 얘기했지만 저한테 해석해 전달해주는 건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전 지금까지도 영어 가사는 무슨 말인지 몰라요. 그냥 음악으로 느끼죠. 하하.


가사를 빼놓고 넬 음악을 얘기할 수 없죠. ‘미친 가사’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
종완 전반적으로 내 삶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늘 일상의 생각을 메모해놔요. 뚜렷한 영감을 주는 소스가 있으면 계속 그것만 가지고 쓰면 되는데 사실 그렇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제가 겪었던 일,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느낀 것들, 뭐 이런 아주 일상적인 얘기죠. 이번 앨범 중 ‘어떤 날 중에 그런 날’이란 곡은 친구들이랑 여행 가서 너무 행복한데, 이 상황이 너무 완벽한데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들어 쓴 가사예요. 뭐… 대충 이런 식이죠.


너무 마음 아픈 곡이었어요. 멜로디는 경쾌한데 가사는 슬픈 ‘습관적 아이러니’랄까요.
종완 개인적으로 저도 그 노래가 슬픈 노래 중 한 곡이에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요. 밝음 속에서도 극한의 슬픈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달까요? 
재경 제가 느낀 ‘어떤 날 중에 그런 날’의 사운드는 과거고, 가사는 현재예요.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슬픈 현실 느낌이 들어서 눈물이 찔끔했어요. 


가볍지 않은 감정선을 쭉 이어가며 음악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거 같아요. 무려 17년 동안이나요.
종완 작업할 때 되게 예민해져 있는 건 맞는데, 표현하고자 하는 걸 완성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잖아요. 그 감정이 담아놓고 있을 땐 부정적이고 슬픈 감정일지라도 힘들지만 뱉어내고 난 후의 쾌감을 우리는 알고 있어요. 그 맛을 알기 때문에 다른 게 힘들어도 견뎌지는 거 같아요. 
이정훈(이하 ‘정훈’) 노래를 하거나 가사를 쓰는 초반 작업 때는 그런 감정에 휩싸여 있지만, 후반 작업 과정에선 가슴보다는 머리로 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마무리를 한 뒤 멤버들이 원하는 감성이 묻어 나왔을 때 나오는 그런 쾌감 같은 거. 그런 것이 중독성이 있는 거 같아요. 


이제 사랑 얘기를 노골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이성 얘기를 제일 많이 하는 멤버는 누군가요?
정재원(이하 ‘재원’) 저희는 여자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하하.
종완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자 얘기보다는 재경이한테 여자 만나라는 얘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다들 연애를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지만 안 하는 기간이 재경이가 제일 길기 때문에… 하하. 사랑을 하면 음악을 더 잘하게 되는 건 사실이거든요.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받아들이는 것도, 관점도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연애가 좋죠. 


연애 상담을 제일 많이 해주는 멤버는?
재경 종완이가 제일 직설적으로 상담해줘요. 


종완 씨가 연애 경험이 제일 많다는 건가요?
종완 연애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에요. 근데 한 명을 만나면 꽤 오래 연애하는 타입이랄까. 여러 명을 만났던 건 아니고요. 근데 한 3천 명 정도는 만나야 많이 만났다고 하는 거 아닌가요? 하하. 


이상형이 있나요?
종완 나를 온전하게 잘 살 수 있게 하는 사람. 함께 있으면 내게 굉장한 에너지가 생기고, 설렘을 주는 사람이오. 계속 알고 싶고….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사귀자”란 말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냥 ‘아, 너무 좋다’라는 감정이 충만해지면서요.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요?
종완 두 사람이 있는데 한 명만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건 아예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둘 다 만났을 때 너무 좋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게 사랑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가지고 싶다’라는 욕망과 열정,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넬은 연애할 때 어떤 남자들인가요?
종완 생각해보니 음악하는 스타일이랑 비슷한 거 같아요. 정훈이는 중간자 역할로 연애할 때도 타협을 꽤 하고, 조율도 하는 스타일이에요.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참고 져주는 스타일인 거 같지만요.
정훈 종완이는 되게 솔직해요. 평소에도 뭐든 안 숨기고 얘기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좋으면 좋고 싫은 건 싫은데, 또 그걸 굳이 다 얘기하더라고요. 안 해도 되는데 말이죠. 하하.
재경 전 헤어지면 좋은 사람을 잃게 되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연애할 땐 진짜 친한 친구 같은 여자, 아니 그냥 친구가 좋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재경 씨는 이별을 전제로 연애를 시작하는 건 아닌지….
재경 그런 면이 있죠. 그래서 지금 멤버들이 저의 연애를 걱정해주고 상담해줍니다. 하하.


사랑할 땐 다양한 감정이 솟구치잖아요. 인간이 사랑할 때 느끼는 감정 중에 가장 좋아하는 감정이 있나요?
종완 저는 아까 얘기한 것처럼 욕망과 열정. 남한테 피해를 주는 야욕은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사람을 에너제틱하게 살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재경 감수성이오. 어렸을 때는 작은 것에도 많이 설레는데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점점 무뎌지잖아요. 감흥을 느낄 수 없게 되는 게 제일 두려워요.
정훈 모든 감정이 다 중요한 거 같아요. 


연인과 오래가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재경 익숙함과 설렘이 공존해야 돼요. 처음엔 설레다가 감흥이 없어지면 헤어지게 되잖아요. 전 음악이 나왔을 때 ‘어라? 이 멤버가 이런 면이 있었나?’라는 설렘을 아직도 느끼거든요. 서로 그렇게 해줘야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까 라이브할 때 ‘인간이 어쩔 수 없는 감정 중 하나가 외로움’이라고 했어요. 넬이 생각하는 외로움이란 어떤 건가요?
종완 본능 중 하나인 거 같아요. 그래서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거 아닐까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없으면 굳이 사회를 만들 필요도 없을 거 같고,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아도 불안함이 없겠죠. 대부분의 사람이 외로움과 사랑을 연관시켜 생각하지만, 사실 외로움과 연애는 상관이 없는 듯해요. 아주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어도 외로울 수 있잖아요. 나를 100%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어떻게 보면 너무 슬픈. ‘99%는 알아주는데 왜 1%를 몰라주지’라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잖아요.


4집 앨범 <그리고 남겨진 것들>을 발표하면서 “괴로움을 느낄 때 힘들고, 공허함을 느낄 때 슬프다”라고 말했어요. 넬이 생각하는 ‘슬픔’에 대해 듣고 싶어요.
종완 예전엔 힘들다는 것과 슬프다는 게 똑같은 감정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힘든 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인 거 같고, 슬픔이라는 건 한번 생기고 나면 잊을 순 있어도 계속 남아 있어요. 엄청 심한 독감이 힘든 감정이라면, 난치병 같은 게 슬픔 아닐까요? 그래서 힘든 시기는 지나간다고 말할 수 있는데 슬픈 시기가 지나간다고는 말하지 않잖아요.


넬의 노래는 슬픈 노래였군요. 음악의 여운이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거든요.
종완 그쵸. 특히 가사 쓸 경우에 그럴 때가 많아요. 평소엔 생각 없이 살다가 갑자기 마음속에 깔려 있던 게 잊고 지내던 감정들이 스멀스멀 나와요. 그런 감정이 들때 작업을 많이 해요. 그래서 ‘넬’ 하면  ‘기억’이란 단어가 같이 떠오르나 봐요.
종완 우리 마음속 기억이란 게 다 그렇지 않나요? 어느 날 문득 생각나 불현듯 나를 괴롭히기도 하잖아요. 


요즘 말하는 ‘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재원 너무 좋죠. 썸은 설렘의 끝이죠. 
정훈 썸이라는 단어가 옛날부터 있었던 거잖아요. 정식으로 교제하기 전에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밀당을 하는 그런 기간…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종완 제가 썸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종완 씨는 밀당을 전혀 안 하는 편인가요?
종완 네.
재원 뭐가 있겠지.
종완 굳이 그렇게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아! 감정과 소비!
재경 낭비 없는 삶이죠.
재원 이코노미. 
다 같이 하하하하하.


마지막으로 넬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어떤 건가요?
종완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조건? 자기 꿈을 향한 것이든, 사람을 향한 것이든 뭐가 됐든 없으면 행복해질 수 없어요. 살아가면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에너지 같아요.
재경 재원이가 맨날 ‘러브 앤 피스’를 외치거든요. 그게 최고의 말인 거 같아요. 고전적인데 변하지 않는 진리. 뭐라고 표현은 못 하겠는데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정훈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이렇고 저렇고 저렇고 이런 게 사랑이야.”
다 같이 맞네! 맞아! 하하하하하.


 SOS! 넬의 연애 상담소 
코스모 독자들이 사랑에 대한 별별 감정, 그리고 그에 따른 고민 사연을 보내왔다. 넬의 멤버들은 이들의 고민에 어떤 답변을 남겼을까?


연애를 안 한 지 2년이 다 돼가요. 혼자인 게 편해서인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네요. 친구들은 저더러 철벽녀래요. 하지만 혼자인 게 편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습관적 아이러니랄까요? 제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이윤경
혼자인 게 편하다면 그냥 지내셔도 될 거 같아요. 사실 우리가 다른 방법을 찾을 땐 지금 상태가 편하지 않아서잖아요. 근데 지금 편하시다면 그냥 지내도 괜찮지 않을까요? 주변에서 철벽녀라고 하는 걸 보니 아직 남자를 만날 준비가 안 된 걸지도 모르겠네요.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걸 수도 있고요. 그 철벽을 허물 수 있는 남자가 나타나야 할 거 같아요. 


오래 좋아한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에겐 따로 만나는 사람이 있죠. 나쁜 마음이란 건 알지만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러길 어느덧 7년이 흘렀네요. 그 사람은 이제 결혼을 결심한 것 같아요. 당장이라도 결혼하지 말라고 떼쓰고 싶지만 전 그럴 상대도 아니에요. 혼자 정리하는 게 맞겠죠? -방랑자 

그 사람의 연인이 듣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방랑자님이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나쁘진 않을 거 같아요. 만약 그분이 결혼한 분이라면 표현도 해선 안 되죠. 하지만 아직 결혼한 게 아니니까 마음을 표현하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봐요.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할 거라면 하는 게 낫잖아요. 평생 응어리 지는 것보다 말하고 마음을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Editor 윤다랑, 박수진
Photographs by 최문혁
Hair 백효정